트위터와 스레드


메타의 새로운 소셜미디어와 관련해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고 이제는 집중되던 열기가 한 차례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다양한 형태의 소셜미디어가 매년 등장한다. 그 중에서 어떤 소셜 미디어는 주목받지만, 대부분의 소셜 미디어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사라지게 된다. 예를 들면, 2020년 등장한 BeReal 같은 경우는 하루 중 무작위로 정해진 시점에 알람을 받고 2분안에 촬영해야 포스팅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새롭다는 사실이 시장의 일부에서 주목받을 수 있지만, 그것이 꼭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클럽하우스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했고 코로나를 거치는 사이 많은 관심을 받기는 했으나 현재는 조금 시들한 느낌이다(두 기업 모두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투자했다)

소셜 미디어 시장도 단일한 하나의 시장으로 보기는 어렵고, 이용자층에 따라 세분화된 모습을 보인다. 벤 톰슨은 The Multitudes of Social이라는 글에서 아래와 같이 언급하며, 단 하나의 서비스가 소셜 시장을 독점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소셜을 소유한다는 생각 자체가 어리석은 일입니다. 소셜하다는 것은 인간적이라는 것이고, 인간적이라는 것은 휘트먼이 말한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을 포용하는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수많은 앱이죠…

페이스북은 PC에서 소셜을 장악했던 것이 이동성이 부족하고 일상 생활에서 활용도가 제한적이었던 PC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은 말 그대로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하고 있으며, 하나의 소셜 네트워크가 포착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The Multitudes of Social

비슷하지만 다른 트위터와 스레드

메타의 스레드는 소셜 미디어 시장에서 트위터와 비슷한 분야에 도전하는 것처럼 보인다(실제 제품은 트위터와는 전혀 다른 제품이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은 시간순 타임라인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트위터의 경우 알고리즘 기반 피드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언제나 이용자 반발이 있었다. 오랜 기간 유지해 온 트위터라는 소셜미디어가 가진 정체성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이용자가 다수였기 때문이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알고리즘을 도입하고 릴스나 추천을 통해 서비스의 성격을 새롭게 바꾸었다.

트위터는 어떤 의미에서는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다. 주요한 정치적 변화의 순간을 함께 하기도 했고 민주주의나 발언의 자유와 같은 비전을 강조하기도 했었다.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변화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 트위터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이미 과거에 트위터가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던 수백만명의 이용자가 다시 트위터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이러한 공백에 접근하는게 스레드일 수 있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과 연동된 서비스 형태를 제공하여 인스타그램 이용자 기반을 자연스럽게 스레드로 연결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초반에 무엇을 봐야할지 난감한 신규 가입자에게 인스타그램 기반의 알고리즘을 통해 무언가 볼 것을 제공해준다.

트위터 이용자를 고려한 시간순 타임라인도 가능하게 할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이미 데이터상으로도 알고리즘이 훨씬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아직까지 시간순 타임라인에 대한 선호를 보인다.

마이크 크리거: Explore 실험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를 공유하겠습니다. Facebook에는 내부 A/B 테스트 도구가 있는데, 이 도구를 연결하여 Explore 실험에 대한 첫 번째 머신 러닝을 실행하고 버그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제가 “이봐요, 도구가 작동하지 않아서 결과가 보고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죠. 그러자 그들은 “아니요, 결과가 너무 강력해서 말 그대로 차트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작은 막대를 보면 말 그대로 200%가 넘는데, 어제 이걸 보내야 합니다.”라고 말했죠. 데이터는 정말 좋아 보였습니다.

An Interview with Kevin Systrom and Mike Krieger About Artifact

스레드의 성공? 실패?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로그인을 활용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4시간만에 5백만 명이 넘는 사람이 가입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5일 만에 1억건의 가입을 달성했으며, 트위터에서 일부 트래픽을 가져가는 것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물론 주식차트에서도 흔히 보이는 것처럼 버블이 있었기 때문일 수 있지만 13일자 기준으로 여러 지표는 약간 내려온 모습을 보인다.

마케팅 인텔리전스 회사인 Sensor Tower의 전무이사인 Anthony Bartolacci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Threads 출시는 적어도 Sensor Tower 모델에 있어서는 ‘인터넷의 판도를 바꿨다’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Sensor Tower가 앱 설치 수를 추정해 온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Threads의 첫 72시간은 그 자체로 독보적인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센서 타워의 데이터에 따르면 스레드 출시 이후 사용자 참여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요일과 수요일에 플랫폼의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토요일보다 약 20% 감소했으며, 사용자 체류 시간은 20분에서 10분으로 50% 감소했습니다.

Meta Threads engagement has dropped off since red-hot debut, tracking firms say – CNBC

비즈니스 측면에서 트위터보다 성공적일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나 메타는 다양한 카피 제품을 출시하고 종료하기를 반복해았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처럼 크게 성공한 기능도 있지만 많은 서비스나 기능을 베꼈고 실패하기를 반복했다. 엑시오스에서 정리한 시각화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서비스가 생겨나고 종료하기를 반복했다

Lasso (틱톡), Super (카메오), Bulletin (서브스택) 같은 서비스들이 있었고, 나머지도 데이팅 서비스 등 유사하게 만든 서비스가 많았다. 이를 실제 반독점으로 보는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으나 2020년 FTC 소송이 이루어지기도 했다(실제로 이는 다른 맥락도 있었지만).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메타의 서비스들은 거부감이 크다. 집요한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부분도 이용자 입장에서는 싫은 느낌을 준다. 스레드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지만 개인적으로는 좋게 보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메타는 오픈소스를 이야기하며 스레드의 프로토콜로 더 큰 개방형 표준을 채택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도 언젠가 트위터 관련 글에서 마스토돈을 언급하며 트위터가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프로토콜 표준의 위치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글을 작성했던바는 있다. 아래는 이와 관련된 글.

최근 몇 달 동안 많은 기술 회사들이 액티비티펍과 현재 “페디버스”로 알려진 페디버스에 자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텀블러는 플립보드, 미디엄, 모질라, 심지어 메타까지 액티비티펍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터넷의 절반에 해당하는 프로토콜을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공식적인 ActivityPub용 워드프레스 플러그인이 출시되었습니다. 개발자들은 액티비티펍을 사용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새롭고 다양한 앱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디에나 액티비티펍이 있습니다! 액티비티펍!

물론, 전 세계 트위터 탈퇴자들의 안식처가 된 ActivityPub 기반 플랫폼인 마스토돈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 업계에 물어보면 마스토돈이 아니라 확장된 ActivityPub 기반 소셜 플랫폼이 미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액티비티펍이란 무엇일까요? 모든 것을 하나의 소셜 그래프와 콘텐츠 공유 시스템에 연결하여 소셜 네트워크를 상호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다른 소셜 네트워킹 구조에 대한 오래된 아이디어에 기반한 오래된 표준으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플랫폼보다 이메일이나 구식 웹 채팅과 훨씬 더 유사합니다. 폐쇄형 플랫폼이 아닌 개방형 프로토콜에 의해 관리됩니다. 사용자에게 통제권을 돌려주고 소셜 웹이 단일 기업보다 더 큰 규모를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Can ActivityPub save the internet? – The Verge

메타의 이런 행보로 인해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으나, 최근 LLaMA를 공개한 것부터 경쟁에서 생존을 위한 행보로 보는게 맞지 않을까. 하지만 트위터의 경쟁자가 들어온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상호운용 가능한 프로토콜의 활성화를 기대하는 프레드 윌슨같은 시각도 있다.

그래서 나에게 Threads는 두 가지 중요한 사항에 관한 것입니다.

1/ 트위터 경쟁. 오래 기한이 지났고 절실히 필요합니다.

2/ 널리 지원되는 소셜 미디어 프로토콜의 출현. 활기차고 상호 운용 가능한 소셜 미디어 생태계를 생성해야 합니다.

Threads – AVC

트위터에 남는 것

스레드에 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분명 어떤 부분은 트위터에 계속 남아있게 될 것이다. 비슷해보이는 서비스이지만 확실히 다른 이용자층과 접근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두 서비스를 완전 차별화하는 요인이 될 것 같다. 메타는 알고리즘과 규모에 관한 것이고, 트위터는 실시간 반응과 뉴스와 논쟁을 위한 것이다.

메타에서 Instagram과 스레드를 총괄하는 아담 모세리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뉴스나 정치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계획이며, 이는 일부 파워 유저에게 트위터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모세리는 스레드에 “정치와 딱딱한 뉴스는 필연적으로 스레드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인스타그램에서도 어느 정도 노출되고 있지만, 우리는 이러한 분야를 장려하기 위해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썼습니다.

Meta Threads engagement has dropped off since red-hot debut, tracking firms say – CNBC

트위터를 X로 바꾸는 것을 포함하여 여러가지 자해행위가은 일들이 발생하기에 트위터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메타가 트위터를 대체하는 일은 쉽게 발생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서비스를 통해 무엇을 하고자할지에 관해 아마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지.